ㆍ사기 혐의 수사 중 해외도피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인 이른바 ‘병풍 사건’을 일으킨 김대업씨(57)가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해외로 도피한 지 3년 만에 필리핀에서 붙잡혔다.

2일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김씨가 지난달 30일 필리핀 말라떼의 한 호텔 인근에서 필리핀 이민청과 코리안데스크(현지 파견 한국 경찰관)에게 체포됐다고 밝혔다(사진). 필리핀에 불법 체류 중이던 김씨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청색 수배’(인물 정보조회)된 상태였다. 

김씨는 2011~2013년 강원랜드 등의 폐쇄회로(CC)TV 교체 사업권을 따주겠다며 관련 업체 영업이사로부터 로비 자금 명목으로 2억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고소당했다. 

서울 남부지검은 2016년 이 사건을 수사하다 김씨가 건강 이상을 호소하자 시한부 기소중지 명령을 내렸다.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검찰 출석 일정을 미루다 같은해 10월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검찰은 별도의 출국금지 조치는 하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청은 2017년 1월 검찰이 김씨 검거를 위한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하자 필리핀 코리안데스크에 소재 파악·검거를 지시하고, 마닐라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코리안데스크가 지난달 30일 말라떼 지역에 김씨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코리안데스크는 소재를 확인한 뒤 필리핀 이민청과 합동으로 김씨를 검거했다. 

검찰과 법무부는 필리핀 당국이 김씨를 추방하는 대로 신병을 넘겨받아 수사하기로 했다. 

김씨는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장남이 돈을 주고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허위 폭로한 인물이다. 이후 사실무근으로 밝혀져 1년10월의 형을 확정받아 복역했다.